일상과 문화 오늘날 우리가 체험하고 있는 엄청난 문화 환경의 변화는 민중 문화론 이후 새롭게 정리되어야 할 문화 이론의 필요성을 절감케 하고 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우리의 문화 상황을 설명하고 이론화하는 데 실마리를 던져 준다. 아울러 이제까지 우리 문화 연구가 지니고 있던 문제점들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이론과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급변하는 문화 환경으로 새로운 문화 이론의 필요성이 요구됨에 따라 문화 연구 모임에서의 작업을 바탕으로 몇 편의 논문을 뽑아 번역하여 실었다. 이 책은 크게 3가지 주제 아래 8편의 논문을 실고 있으며, 박명진 교수의 글로 서문을 대신하고 있다.
우선 처음에 실린 크루크 등의 저술은 정보화 시대, 포스트모던 시대의 문화적 변화에 대해 단순히 현상 자체로 이해하는 것이 아닌 사회 과학적 이해를 위한 연구이다. 또한 21세기 정보화 사회에서 컴퓨터를 매개로 이루어지는 새로운 형태의 상호 작용적 문화의 성격을 통시적인 변화의 흐름 속에서 읽을 수 있도록 해 준다.
사회의 계층 구조가 문화에 대한 취향 구조로 전이되고, 이 취향 구조를 이루는 각 부분 사이의 상이한 가치 평가를 기반으로 사회 계층의 위계가 정당화되는 구조를 밝히고자 했던 부르디외 이론에 관해서는 두 편의 글을 실었다. 부르디외 자신이 취향의 구조와 계층 구조 간의 관계에 관해 쓴 글과, 또 하나는 윌리엄스와 간햄의 공동 저술로 부르디외의 방법론이 어떻게 정치 경제학과 문화론적 연구가 지닌 각각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새로운 대안일 수 있는가 하는 점에 관해 설명한 글이다.
'일상 생활의 창조적 실천성'에 주요 관심을 두었던 미셸 드 세르토와 관련해서는 그의 저작인 일상 생활의 실천 에 들어 있는 두 편의 글을 실었다. 드 세르토는 그 동안 큰 담론 속에서 배제되었던 일상 생활의 차원을 부각시켰다는 점, 그리고 그것의 저항성만이 아니라 적극적 창조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평가받는다.
세 번째 주제는 대중과 대중 문화에 관한 것으로 대중을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고 대중의 문화에 대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자 시도한 세 편의 논문을 실었다. 능동적 수용자의 가능성에 대해 서술한 피스크의 글은 팬 의식인 '팬덤'을 통해 청소년들이 1980년대에는 어떠한 저항의 방식을 나타내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클라크 등의 논문에서는 청소년 문화의 저항성을 1950년대 이후의 영국 청소년 문화가 어떻게 지배 문화에 저항했는지, 또 그 의미는 무엇이며 어떻게 그 실천과 영역을 확대해 나갔는지를 통해 살펴보고 있다. 대중에 대한 시각 정립의 필요성을 역설한 베넷의 글은 문화 연구의 역사적 관점에서 '대중'에 관한 시각을 제시한다. 즉, 대중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그 구성과 조직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살아 있는 존재이며, 그 대중이 생산하는 대중 문화 또한 규정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우리의 문화 상황을 설명하고 이론화하는 데 있어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이해하는 데 실마리를 던져 주고 있다. 또한 이제까지 우리의 문화 연구가 지니고 있는 이론과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활용하기에 따라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차례
문화 연구 - 새로운 시각의 모색을 위하여(박명진)
문화에서 탈문화로(스티븐 크루크, 장 파컬스키, 맬컴 워터스)
부르디외: 문화 자본과 아비투스 예술적 취향과 문화 자본(피에르 부르디외)
피에르 부르디외와 문화 사회학: 입문(니콜라스 간햄, 레이먼드 윌리엄스)
드 세르토: 일상 생활의 실천
서론(미셸 드 세르토)
도시 속에서 걷기(미셸 드 세르토)
대중 문화: 대중의 문화
팬덤의 문화 경제학(존 피스크)
하위 문화, 문화, 그리고 계급(존 클라크, 스튜어트 홀, 토니 제퍼슨, 브라이언 로버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