엮은이 곽한주는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중앙일보 기자로 있었으며 현재 미국 남가주대학교 영화학과 박사 과정에 있다. <<히치콕과의 대화>>(공역), <<대중 영화의 이해>>(공역) 등의 번역서가 있다.
책 소개
컬트, 전복의 미학 컬트 영화는 일부 관객(특히, 젊은이들)의 맹목적 애정과 열광적 지지로 생겨났고, 관객에게 직접 다가감으로써 관객과 특별한 관계를 형성한다. 이는 그 영화가 주는 쾌락이 남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컬트의 반열에 오른 영화들은 대부분 젊은이들의 관심사 -- 예컨대 소외, 록 음악, 섹스, 마약 등 -- 를 반영하고, 잠재된 욕망을 충족시키며 건드려 폭발시키는 것이었다. 컬트 영화가 전복적, 안티테제적 성격을 지니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이 책은 컬트 영화라는 담론이 공허하게 난무하고 있다는 현실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우리의 영화 문화는 그 수용의 양적 측면에서 폭발적 성장을 보이고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기형적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토대라 할 수 있는 영화 제작 부분은 갈수록 더욱 빈약해지고 천박해지고 뒤틀린 것처럼 보인다. 이는 우리와 처지가 크게 다를 바 없는 대만이나 홍콩이 보여 주고 있는 영화적 성취와 비교할 때 특히 두드러진다. 이런 상황에서 컬트 영화가 보여 주는 파격과 도전의 정신은 우리 영화를 되돌아보게 하는 촉매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컬트 영화라는 말은 쓰임새가 지나쳐서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킬 뿐 우리 영화 문화의 발전에는 거의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컬트 영화를 생산적 담론의 대상으로 끌어올린다면 컬트 영화는 우리 영화 문화에 참신한 자극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문제 의식에 바탕을 둔 작은 시도이다.
컬트 영화는 그 실제 논의의 수준이 어떻든 간에 이제 주요 담론의 하나로 자리잡은 듯하다. 이 책은 컬트 영화에 관한 중요 논문들과 엮은이의 글을 함께 실어 컬트 영화에 대해 여러 방면에서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처음에 나오는 엮은이의 글은 컬트 영화의 개념을 정리하면서 컬트 영화를 사회 정치적 맥락 속에서 살펴보고 있다. 번역 논문 6편은 컬트 영화를 다각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글들이다. 특히, 티모시 코리건의 ＜ 영화와 컬트 문화 ＞, 움베르토 에코의 ＜ 카사블랑카: 컬트 영화와 상호 텍스트적 콜라주 ＞, 배리 그랜트의 ＜ SF 영화 2본 동시 상영: 컬트 영화의 이데올로기 ＞ 등은 짐 호버만과 조나단 로젠봄의 대담과 함께 관련 논의의 길잡이로 삼을 만한 정평 있는 글들이다. 마지막에 컬트 영화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영화들을 골라 ＜ 컬트 영화 30선 ＞으로 묶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