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리처드 다이어 Richard Dyer<는 영국의 워윅 Warwick 대학 영화학과 교수로 있다. 그는 영국 영화 협회 BFI 의 텔레비전 모노그래프 시리즈의 하나인 <가벼운 오락 Light Entertainment> 의 저자이며, 역시 BFI에서 출간된 <<게이와 영화 Gays and Film>>(1977)의 편자이기도 하다. 또한, <<멍청한 금발 미인 스테레오타입 The Dumb Blonde Stereotype>>(1979), <<천상의체들 Heavenly Bodies>>(1987) 등의 저서를 갖고 있으며, 영화에 관한 많은 논문과 평론들을 발표하고 있다.
옮긴이 주은우는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미국 캔사스주립대학교 객원연구원으로 있다. 논문으로는 ＜영화와 이데올로기,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변화와 포스트모더니즘＞, ＜1990년대 한국의 신세대와 소비 문화＞, ＜근대적 시각과 주체＞ 등이 있고, 장 보드리야르의 <<아메리카>>를 번역했다.
책 소개
대중 문화와 스타 스타는 보통 사람들이 영화에 접근하는 일차적인 통로 역할을 한다. 스타를 통해 우리는 영화에 취미를 붙이고 영화를 더 많이 이해하게 된다. 또 스타는 영화 산업의 관점에서 흥행을 담보해 주는 중요한 수단이다. 대중에게 어필하는 스타란 장르나 속편 전략의 활용과 더불어 영화 산업이 직면하는 많은 위험 부담들을 덜어 주는 안전판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터미네이터 2＞나 ＜쥬라기 공원＞, ＜포레스트 검프＞같이 오늘날 많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컴퓨터를 이용한 첨단 SFX 기술이 갈수록 영화의 진짜 주인공이 되어 가는 경향이 강하다 하더라도, 스타는 여전히 영화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인 듯하다.
게다가 대중이 스타를 동경하고 스타에게 열광한다는 것은 관객의 편에서도 스타가 어떤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대중은 더 많은, 더 새로운 스타를 요구하며, 스타는 이제 더 이상 영화의 고유한 현상에 머무르지 않는다. 현대의 대중은 가요계나 고전 음악, 스포츠, 심지어 정치를 비롯해 일상 생활의 모든 부분에서 스타를 갈망하고 스타를 만들어 낸다. 따라서, 스타라는 문제에 주목한다는 것은 영화라는 한정된 영역을 넘어서 현대의 대중 문화의 속성과 그 작동 방식에 주목한다는 보다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렇듯 스타는 대중 문화의 중요한 현상이지만, 이 스타를 기용하면 얼마나 벌어들일까 하는 쇼 비즈니스의 관점이나, 팬들을 위한 소개나 단편적인 논평 같은 저널리즘적인 관점이 아닌 보다 학문적인 관점에서 정치하게 스타 현상을 분석한 연구는 드물다. 이것은 그 동안 인문사회과학이 대중 문화 현상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등한시한 데도 한 원인이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러한 접근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구체적으로 스타 현상의 본성이 무엇이며, 그것이 어떻게 생산되고 유통되는지, 또 스타가 특정 텍스트 속에서, 텍스트와 텍스트의 상호 관계 속에서, 또는 더 큰 사회 문화적 컨텍스트(맥락)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의미를 생산하고 유통시키며 결과적으로 어떤 기능을 하는지에 주목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 책은 이러한 관심에 대한 생산적인 토론을 자극할 수 있는 값진 저작이라 할 수 있다.
1부에서는 스타를 '사회적 현상'으로서 접근한다. 여기서는 스타 현상이 가능한 사회적 조건은 무엇인가, 스타란 주로 영화 제작자가 경제적 관점에서 만들어 내는 생산 현상인가 아니면 관객의 요구가 더 크게 작용하는 소비 현상인가, 스타는 어떤 방식으로 기존 사회의 현상 유지에 봉사하는 이데올로기적 기능을 하는가 등의 관심들을 다루고 있다.
2부에서는 스타 이미지가 체현하고 있는 다양한 의미 요소들을 검토하고 개별 스타 이미지들이 어떤 방식으로 다양한 이미지들을 결합하며 그것이 어떻게 변화해 나가는가 하는 것에 관심을 쏟는다. 스타 이미지들은 한 사회 문화 구성체의 성원들 사이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전형화된 사회적 유형을 체현하는 동시에, 경우에 따라서는 그것에 도전하는 대안적이거나 전복적인 유형을 체현할 수도 있다.
3부는 스타를 '기호'라는 관점에서 접근한다. 스타라는 기호 또는 이미지는 보다 구체적으로 하나의 텍스트 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면서 의미를 생산하고 유통시키는가? 여기서는 이 문제를 캐릭터를 구성하고 캐릭터의 성격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스타 기호가 작동하는 방식과 스타가 캐릭터를 연기하는 과정이 의미하게 되는 여러 측면들을 중심으로 고찰하고 있다. 마지막 부분에서 '작가성'이라는 논쟁적인 테마가 스타와 관련하여 다루어지고 있다.
이 책은 영화의 안팎에서 스타 현상에 관해 다루고 있는 다양한 비평적, 이론적 접근들을 결합시키려는 최초의 시도라 할 수 있으며, 특히 영화 스타에 관한 한 이제는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체계적이며 독보적인 업적이다. 재현의 문화 정치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영화 이론뿐 아니라 문학과 사회과학에서 이루어진 성과들을 폭넓게 활용하면서 스타 이미지의 의미와 작동 방식을 분석한다. 이 책에서 특히 제인 폰다의 복합적인 이미지에 대한 상세한 분석과 존 웨인이나 베트 데이비스의 연기가 가지는 의미에 대한 분석은 그 자체가 독립적인 연구 업적이라 할 만한 성과이다. 리처드 다이어는 영국의 문화 연구 경향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특히, 이 책은 여성과 동성애자 집단에 대한 깊은 공감을 드러냄으로써 가부장적이고 이성애적인 자본주의 사회의 문화에 대한 비판적인 성찰을 더해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