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 음악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서
록 음악이야말로 젊은이들의 세계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미국의 대중 문화 가운데 록 음악만큼 효율적으로 세게를 지배한 문화 형식은 달리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막강한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비평적 작업은 전무해왔다. 최초의 체계적 록 연구서인 이 책은 록 음악에 대한 기존의 이분법적 사고에 도전장을 던진다. 록은 자본의 논리가 적나라하게 관철되는 문화 형식도 아니고 진보성이 담보되는 청년 문화도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록 음악에 여가와 하위 문화의 개념을 끌어들여 그것을 의미를 둘러싼 치열한 투쟁의 장으로 재구성한다.

1부에서는 록을 음악으로 그리고 이데올로기적으로 구성하고 있는 네 개의 뿌리, 즉 흑인 음악, 포크 음악 그리고 팝을 검토하는 데서 시작해 대중 문화론에서 록이 단순한 오락과는 다른 예술성과 메세지성을 가진 음악으로 취급받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리비스적인 문화 비평의 전통, 아도르노와 벤야민이 발전시킨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대중 문화론 등을 원용하면서 록 음악의 의미는 생산과 소비의 순환에 의해서만 설명되는 것이 아님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2부에서는 록 뮤지션이 다른 뮤지션들과 어떻게 다른가, 어떻게 음악을 만들고 음악 산업에 집입하게 되는가를 분석하고 나서 대중 매체로서 록의 핵심인 레코딩을 기획의 현장, 판매 방법 등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유력한 홍보 수단인 라디오 그리고 다른 미디어와의 미디어 제휴 media-tie up 까지 설명하고 있다. 시장에 나온 팝 음악이 어떤 대접을 받는가도 분석하고 있는데, 악보 출판과 저작권, 스타 시스템과 라이브를 통해 어떻게 뮤지션이 이익을 얻고 반대로 어떻게 손실을 모는가를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1960년대 후반부터 음악 산업이 거대화하면서 록이 점차 기획 상품화하는 것을 보여 주고 이에 대한 대항으로 인디펜던트 레이블, 펑크 등이 등장 하지만 결국 유사한 길을 걷게 되었다는 것을 서술하고 있다. 1960년대 후반 샌프란시스코의 언더그라운드적 감수성을 토대로 만들어졌던 <롤링 스톤>지의 변모(정확하게는 제도권에의 통합!)를 뛰어나게 추적하고 있는 제7장의 후반은 이 책에서 가장 박력 있는 대목 중의 하나이다.

제3부는 록과 청년 문화와의 관계라는 문제를 취급하고 있는데, 제8장에서는 록 이전에 등장했던 ‘10대’와 록의 본격적인 등장과 함께 나타난 ‘청년’이라는 두 개념을 성인 및 가족과의 관계 그리고 남녀 관계와 여가 활동 등에 관련해 비교하고 있다. 그리고 특히 록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젊은 노동자 문화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이어서 프리스 자신의 영국의 소도시 킬리에서의 조사를 언급하고 있는데, 실제의 젊은이들에게 있어 대학 진학자와 비진학자 사이에(영국의 학제로는 6학년 문화와 5학년 문화) 문화적으로 커다란 차이가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그 동안 테드족, 모드족, 히피족 등 여러 가지 젊은이들에게 부과하는 갈등과의 관련 없이는 온전히 설명하기 힘들다. 인느 당연히 하위 문화의 편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록은 사이키델릭에서 가장 명확히 드러나는바와 같이 1960년대의 프리 섹스 풍조와 깊게 관련되어 있는데, 이 경우 이것이 과연 단순한 쉬운 섹스랄는 것을 넘어서서 여성의 해방에 관련도는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저자의 대답은 부정적이다. 록은 변함 없이 마초적 미학에 몰두해 있고 이른바 남근 록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이러한 억압적 여성관에 대한 안티테제가 바로 1970년대 후반 스스로 불능을 공헌하는 펑크와 게이 문화가 결합해 디스코라는 형식으로 음악계의 표면에 등장하게 된다.

록은 그 연주자와 스태프들에게는 노동이지만 그 소비자에게 있어서는 여가 활동의 일부이다. 그러나 여가는 단순리 노동의 반대항이 아니라 노동을 보와하고 더 노동하게 하기위한 시스템인 것이다. 일하지 않는 젋은이들에 대한 사고 방식의 변천을 산업 혁명기부터 추적하면서 록이 태어난 1960년대 사회의 여가 이데올로기를 해명하고 있다. 록을 일종의 대중 조작이라고 흔히 말하지만 그것은 대개 소비자에게 결정의 폭을 부여하는 조작이고, 따라서 이러한 자유의 영역이 록을 예측 불가능한 것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것이 록의 록다운 점이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 Simon Frith, Sound Effects: Youth, Leisure, and the Politics of Rock n Roll(Patheon Books, 1981)